대학소식

[인터뷰]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는…온라인 강의편

2020-04-24 3,281

On라인 라인, 슬기로운 인강생활’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달 16일부터 온라인 개강을 시작한 지 어느덧 한 학기의 절반이 훌쩍 지났다. 우리 대학은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누그러지고는 있지만, 모든 구성원이 완전하게 안전해질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비대면 강의를 1학기 전체로 연장했다. 최근 학생회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는 67.1%(POSTECHx)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어색하고 낯설었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일상이 된 POSTECH의 온라인 강의. 3인3색의 온라인 강의 속으로 들어가봤다.

# 생명과학과 김상욱 교수의 강의실에 입장하셨습니다.

On Air ‘텐션이 있는 강의’ 강의실보다 역동적인 현장

대부분의 강의가 그렇듯 김상욱 교수 역시 동영상 강의와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 수업을 병행하는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방식으로 강의하고 있다. 김 교수는 K-MOOC나 POSTECHx를 통해 이미 사전 녹화된 동영상으로 강의를 해오던 터라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부담은 덜했지만,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교감하며 학습진도를 조절하고, 예제를 선정하는 등 능동적이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김 교수는 ‘텐션(tension)’을 끌어올렸다.

사전 녹화할 때는 ‘과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더 큰 액션과 더 화려한 이미지를 준비해 강의한다. 강의에 평소보다 속도감을 더해 학생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동영상만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은 화상수업으로 보강한다. 김 교수의 화상수업은 잠시도 긴장을 늦을 수 없다. 팝 퀴즈라던지, 학생들의 질문을 실시간 채팅을 통해 답하는 등 한 순간도 딴짓을 할 수 없게 한다. 화면을 가려서도, 잠옷바지 차림도 안된다. 언제 “한번 일어나 볼까요?”라는 미션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녹화 강의는 일반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것보다 교수자가 과하게 행동해야 온라인상에서는 정상처럼 보이더라고요. 직접 대면할 수 없는 학생들이 흥미를 계속 느끼면서 수업을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오버액팅도 가능합니다(하하)”라며 능청스럽게 얘기한다. 그리고 집에서 온라인 강의만으로 될까 불안해 하고 있는 학생들과 걱정하고 계신 학부모님들에게 “잘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한다.

# 수학과 박지훈 교수의 강의실에 입장하셨습니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꽃이 되었다” 자유로운 그러나 친절한

박지훈 교수의 강의실은 자유롭다. 채팅 화면을 꺼도, 프로필 사진을 올려도 된다. 졸거나 딴짓을 하는 것도 ‘들키지’ 않을 수 있고, 출석을 체크하거나, 하지말라는 제지도 없다. 철저하게 학생에게 맡겨 둔다.
박지훈 교수는 “기본적으로 우리 학생들을 믿어요. 그렇지 않으면 온라인 강의 자체가 불가능한 거라 생각합니다. 수업은 한 공간에서 학생과 교수, 학생과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인데, 온라인은 한계가 있어요.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교수와 학생 간의 믿음 그리고 유대감을 쌓는 게 중요해요”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박 교수는 학생들과의 유대감을 쌓기 위해 ‘이름’을 부른다. 또 수업 시작 30분 전에 강의실을 열어 오피스 아워(office hour)를 갖는다. 지난 수업 또는 과제와 관련된 질문을 받거나 학생들의 근황을 듣는 시간이다. 수업 중에는 평소 보다 더 많은 질문이 오간다. 박 교수가 더 많이 하는 편이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혼자서 일방적으로 강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질문을 주고받는 토크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더해 박 교수는 과제를 촘촘하게 내고, 시간을 더 내어 과제 풀이 동영상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학과에서는 수학과만의 줌 계정을 보유하고 길어지는 온라인 강의를 대비하고 있다. 또한, 독일 수학자 다비드 힐버트의 이름을 따서 ‘힐버트 스페이스(Hilbert space)’를 열었다. 수학과 교수, 조교, 학생들이 언제든지 질문과 답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라고 해서 아무렇게 입거나 아무런 행동을 해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성인인 여러분께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정돈된 자세와 차림으로 강의에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장기전에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라고 당부한다.

# 컴퓨터공학과 안희갑 교수의 강의실에 입장하셨습니다.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우리는 강하다” 코로나19 ‘이후’를 위한 준비

안희갑 교수의 강의는 영어로 진행이 된다. 그래서 강의를 녹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번 녹화를 해서 편집하고, 학생의 반응까지 고려해 강의영상을 준비한다. 동영상 강의로 부족한 부분은 줌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을 받는다. 작은 화면이지만 학생들의 표정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110명 이상이 청강하는 수업이다보니 과제를 점검하는, 답변을 하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 하지만 안 교수는 시간이 걸려도 모든 질문에 하나까지 꼼꼼하게 답한다. 학생들과의 교류를 더 활발하게 하고자 함이다.

안 교수는 “처음에는 저도, 학생들도 당황스러웠지만 해보니 생각보다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법은 다를뿐 더 좋은 강의를 하고, 제대로 가르치고 겠다는 목표는 모든 교수들의 공동된 생각입니다. 잘 따라와줘서 고맙고 대견스럽습니다”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POSTECH은 다른 학교에 비해 개강이 2주정도 빠르다. 대구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은 공교롭게도 개강과 맞물렸다. POSTECH은 빠르게 개강을 연기하는 동시에 새내기 배움터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상황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한 온라인 강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두 차례의 개강연기 이후 3월 16일부터 전면 온라인 강의가 시작됐다. ‘미래’가 닥쳐버렸다.

POSTECH 전체 온라인 강의의 기술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안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몇 년 후면 바뀌게 될 강의실의 모습이 어쩌면 더 빨리 다가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교수 그리고 학생 모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술적인 문제는 아직 있지만 전면 비대면 수업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에서도 잡음없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POSTECH의 숨겨졌던 잠재능력과 내공이 느껴집니다”라며 평가한다.

이제 POSTECH은 한 걸음 더 나가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보조적 수단으로서 온라인 강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어떤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할 것인가 등 다양한 준비를 시작했다. 준비된 내일을 맞기 위하여···.